
매년 11월 20일, 베트남 전역은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으로 물든다. 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스승이 가진 사회적 의미와 교육의 가치를 되새기는 중요한 날이다.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방정부와 교육기관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국가 행사가 펼쳐지며 베트남 사회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을 만든다.
1946년, 파리에서 결성된 국제교육노동조합연맹(FISE)은 교사의 권리 보장과 교육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1949년, 폴란드 바르샤바 회의에서 채택된 ‘교사 헌장’은 이러한 국제적 요구를 담고 있으며, 1957년에는 11월 20일을 ‘세계 교사 헌장의 날’로 지정했다.
베트남 교육노동조합은 1953년 FISE에 가입하며 국제 교육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1958년 11월 20일, 베트남 북부에서 처음으로 스승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교사와 학생, 지역 주민들이 함께 교육의 가치를 되새겼고 이후 점차 행사는 확대되어 갔다.
전쟁 중에도 학교와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기념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1982년, 베트남 정부는 11월 20일을 공식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며 스승의 날을 국가적 차원의 중요한 기념일로 확립했다.
베트남 사회가 이날을 특별히 기념하는 이유는 깊은 역사적, 문화적 뿌리에 있다.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기억하라’는 속담이 상징하듯, 베트남은 오랫동안 스승과 배움을 존중하는 문화를 이어왔다. 스승의 날은 바로 이 전통을 현대적 방식으로 계승하는 날이다.
학생들은 자신을 성장하게 해준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을 이끌어준 교사에게 존경을 표한다. 이날을 계기로 교육계는 지난 한 해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교육 방향과 수업 개선을 논의한다. 또한, 지방정부나 교육청은 공로가 큰 교사를 찾아가 표창을 하며, 교사들의 노고를 인정하는 풍경이 일상적으로 펼쳐진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베트남 전국의 학교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한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전통은 감사 카드를 만드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색종이와 그림을 활용해 담임교사에게 감사 카드를 만들고 중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진심을 담은 글로 메시지를 남긴다. 일부 학교에서는 카드와 편지 공모전을 열어 수상작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자극한다.
또 다른 전통은 스승을 주제로 한 그림 그리기 대회다. 학생들은 교실과 학교 생활을 주제로 작품을 그리고 우수작은 교내에 전시된다.
문화 공연도 스승의 날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학생들은 합창, 악기 연주, 댄스 등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며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꾸미기도 한다. 한 교사는 “준비는 번거롭지만 학생들의 마음이 전해져 매년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학급별로 제작하는 벽보 포스터도 전통 중 하나다. 학생들은 팀을 이루어 교사의 사진, 감사 문구, 시, 그림 등을 모아 하나의 벽보를 완성한다. 이는 단순히 전시물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교사에게 보내는 집단적 감사의 메시지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꽃다발 증정, 감사 편지 낭독, 학급별 축하 모임 등 각 학교와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이 펼쳐진다.
베트남의 스승의 날 선물은 과도한 소비를 지양하고 실용성과 진심이 중요시된다. 가장 흔한 선물은 손편지와 함께 건네는 꽃다발, 고급 펜, 노트·다이어리, 교육용 IT 소품, 책, 작은 패션 아이템 등이 있다.
학부모들은 “값비싼 선물보다는 아이들이 손수 만든 카드 한 장이 더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다”며, 실용적이고 따뜻한 선물을 중시한다. 최근에는 일부 가정이나 학급에서 교사를 위해 짧은 주말 여행을 선물하기도 하는데, 이는 베트남에서 새롭게 형성된 감사 문화로, 교사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스승의 날은 단순히 감사의 뜻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날은 베트남 교육계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 토론회, 교사 연수, 교육 혁신 간담회 등을 여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는 베트남 사회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스승의 날은 베트남 사회가 교육의 가치를 공유하고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교육의 책임과 의미를 나누는 중요한 문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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