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찬투그룹 ‘듀리비’(Durivi)가 세계 시장에 던진 질문

베트남 남부의 과수원에서 자라난 두리안은 오랫동안 기후 변화와 가격 변동에 흔들리는 농산물이었다. 풍부한 향과 깊은 맛으로 과일의 왕이라 불렸지만 국제 시장에서는 언제나 불안정한 존재였다. 최근 카드뮴 잔류물 이슈로 가격이 급락하며 수많은 농가가 다시 한번 불안에 휩싸였을 때 한 기업은 위기를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로 찬투과일수출입그룹주식회사(Công ty Cổ phần Xuất Nhập khẩu Trái cây Chánh Thu) 이야기다.
찬투그룹은 25년 넘게 베트남 과일을 세계로 수출해 온 기업이다. 이들이 선택한 해답은 단순했다. 더 이상 원물에 의존하지 않는 것. 기술과 기준으로 두리안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었다. 그 결실이 바로 듀리비(Durivi)라는 이름의 냉동 두리안이다.
2024년 7월 듀리비 냉동 두리안은 베트남 OCOP에서 최고 등급인 5성급 인증을 받았다. 이는 한 지역의 특산품을 넘어 국가 대표 제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였다. 평가위원단은 액체 질소 급속 냉동 기술을 통해 영양과 풍미 색감을 그대로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영하 196도의 순간 냉동은 두리안을 멈춰 세웠고 계절과 거리의 제약을 지워냈다.
응오 뚜엉 비(Ngô Tường Vy) 찬투그룹 사장은 5성급 인증을 개인의 성취가 아닌 산업의 전환점으로 바라본다. 그는 국제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더 이상 물량이 아니라 기준이라고 말한다. 품질과 안전성, 추적성 없이는 어떤 시장도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트남 두리안 산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은 잔류물과 원산지에 대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농가와 기업은 품질과 가격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찬투그룹은 이 문제를 공급망 전체의 구조 개편으로 풀어가고 있다.
닥락(Đắk Lắk), 벤째(Bến Tre), 띠엔장(Tiền Giang), 동나이(Đồng Nai)에 이르는 1,200헥타르(축구장 약 1,200개 면적) 이상의 연계 재배지에서 협동조합 모델을 구축했다. 토양과 용수, 재배 과정을 점검하고 수확 후에는 전량 샘플검사를 실시한다. 모든 과정은 추적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수천 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기반이 됐다.
메콩델타(Mekong Delta)에서 남중부 해안까지 이어진 여섯 개의 현대식 가공 공장은 하루 1,250톤의 농산물을 처리한다. 연간 30만 톤이 넘는 과일이 이곳을 거쳐 세계로 향한다. 공장은 FSSC 22000, FDA, HALAL, HACCP 인증을 갖췄다. 숫자가 아니라 신뢰를 증명하는 언어다.
듀리비 냉동 두리안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 등 2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엄격한 검역과 품질 기준을 요구하는 시장일수록 반응은 뜨겁다. 해동 후에도 살아 있는 크리미한 식감과 깊은 향은 베트남 두리안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베트남 국내 시장에도 변화는 시작됐다. 찬투그룹은 틱톡샵 베트남과 비엣텔 포스트와 협력해 OCOP 5성 냉동 두리안을 라이브 커머스로 선보였다. 물류와 냉동 보관이라는 높은 장벽에도 불구하고 문의가 폭주했다. 이는 베트남 소비자 역시 국제 기준의 농산물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농업무역진흥센터는 2024년 베트남 농업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25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는 과일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두리안이 있었다. 단일 품목으로 33억 달러를 기록한 두리안은 이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베트남의 강점은 연중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가공과 저장 없이는 과잉 생산의 위험이 커진다. 냉동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찬투그룹이 일찍이 심층 가공에 투자한 이유다.

내년까지 찬투그룹은 연계 재배 면적을 추가로 확대하고 국제 박람회 참여와 상표권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 생산과 물류 품질 관리 인력을 대폭 충원해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다. 목표는 명확하다. 베트남 과일을 세계 표준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
두리안향은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나 기준과 신뢰에는 예외가 없다. 듀리비(Durivi)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나선 찬투그룹의 도전은 베트남 농산물의 미래를 다음과 같이 묻는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세계와 연결될 것인가.”
| [OCOP] 강이 만든 도자기, 시간이 지켜낸 추다우 (0) | 2026.01.19 |
|---|---|
| [OCOP] 국경을 넘은 한 가닥의 면… 흥로 쌀국수 이야기 (1) | 2026.01.11 |
| [OCOP] 유기농 속팜 코코넛꽃, 글로벌 건강 필수 아이템 등극! (0) | 2026.01.06 |
| [OCOP] 고향의 맛 그대로… 탄호아 첫 5성급 ‘레 지아 새우젓’ (1) | 2026.01.04 |
| [OCOP] 70년 전통의 깊은 맛… 비엣꾸엉 당면 이야기 (0) | 2025.12.30 |